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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째 되던 날 .

  • 작성자
    문영현
    작성일
    2007년 1월 15일
    조회수
    1273
  • 첨부파일

(구조출동 미담사례)


남동공단으로 다니던 공장이 작년 12월에 부도로 회사문을 닫게 되자
김북선(여,49세)은 분양받은 지 얼마되지 않은 자신의 집 앞 논현주공아파트 부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집안에서 가사일을 돌보던 중에 新正(1월1일)을 앞두고 김씨는 가래떡을 준비하려고 소래풍림아파트 상가 주변에 있는 ‘풍년떡집’을 찾았다.
“어서 오세요..... 날이 많이 춥죠?”
영하의 기온에 빨갛게 얼어버린 얼굴을 두 손으로 비비며 가게문을 열고 들어오는 김씨를 착하고 인심 넉넉하게 생긴 주인 김영수(남,42세)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언제 쯤 찾으러 올까요?”
“글쎄요. 주문이 많이 밀려서....... 제가 집으로 전화 드릴께요.”
떡집을 나서던 김씨의 눈에 유리 출입문 한 편에 붙어있는 작은 구인 광고가 들어왔다.
“아저씨! 여기 일하는 아줌마 구하나 봐요?
“일하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나오세요!”
..........................................................................
김씨가 ‘풍년떡집’으로 출근한 지 20일째 되는 1월 12일(금요일). 08:00.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김씨는 바닥 청소를 마치고 가래떡 빼는 기계를 청소하려고 고무대야에 수돗물을 받기 시작했다.
“아주머니! 청소하실 때 스위치 잊지 말고 꼭 내리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사장님!”
출근하던 첫날부터 가래떡 빼내는 기계가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단단히 일렀음에도 주인은 김씨가 늘 걱정이 되었는지 청소를 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주의를 주었다.
김씨는 바가지로 물을 부으며 수세미로 기계 내부를 깨끗이 씻어 내었고
기계 청소가 거의 끝나갈 즈음.
김씨는 스크류 틈새에 붙어있는 떡 자투리 하나를 발견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물을 세게 부어도 떨어지지 않자 김씨는 떡 자투리를 빼내기 위해 손가락을 깊이 넣어 잡아 당겼다.
그런데 떡 자투리를 빼내는데 신경을 집중한 김씨는 왼손 바닥으로 자신의 신체 중심을 지탱한다는 것이 그만 기계 옆에 설치된 작동 스위치를 눌러 버리고 말았다.
“어...어......어...........아아악---”
김씨의 처절한 비명소리에 일을 하던 주인이 달려와 정신없이 작동 스위치를 껐지만
가래떡 빼는 기계 속으로 말려 들어간 김씨의 오른팔은 순식간에 가래떡이 눌러 붙지 않도록 차가운 물을 받아놓는 큰 고무대야 입구까지 빠져 나왔고 사고현장은 쳐다보기 힘들 정도로 참혹했다.
넋이 나간 주인 김영수씨는 자신의 눈앞에 벌어진 일이 믿겨지지 않았지만 정신을 차리고 119에 신고를 하였다.
싸이렌을 울리며 구조공작차, 구난차, 구급차량이 아파트 상가 입구로 들어서자 주인집 아내 지창숙(여,34세)이 울먹이며 달려나와 대원들을 다급히 불렀다.
“여기예요. 빨리 좀 와주세요.”
대원들은 기계 속으로 말려 들어간 아주머니의 팔을 빼내기 위한 구조 장비들을 들고 ‘풍년떡집’으로 들어갔다.
사고를 당한 김씨의 오른팔 상태는 손상정도가 아주 심각했다.
빨리 병원으로 이송시켜야 했지만 기계 속에 말려 들어간 팔을 다시 빼내는데도 시간이 많이 지체될 것 같았다.
고잔파출소에서 출동 나온 구급대원들이 기계 밖으로 나온 김씨의 팔을 압박붕대로 응급처치하고 있는 동안에 구조대원들은 제논탐조등으로 기계의 내부구조와 팔이 들어간 상태를 자세히 비춰가며 확인한 뒤 복수렌지와 스패너로 기계 외관의 볼트부터 하나씩 분해하기 시작하였다.
“아주머니! 조금만 참으세요. 거의 다 됐어요.”
구조대원들은 사고자를 안심시키며 단 1초라도 아주머니가 겪고 있는 말할 수 없는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게 하려고 구조작업을 최대한 서둘렀다.
출동차량에서 고정식 유압캇타를 작동시켜 기계 입구의 커버를 마지막으로 절단해 벗겨내자 사고자가 기계에서 분리되었다.
하지만 팔이 들어간 스크류 본체는 신체의 손상이 심하여 사고현장에서 분리하는것은 무리라고 판단되어 기계 본체와 함께 병원에 이송하기로 하였다.
구급차로 이송중인 사고자는 길병원 응급실에서 다시 석남동 성민병원으로 이송중이라는 무전이 들려왔다.
사고현장에 동원된 구조장비를 다시 출동차량에 싣는 대원들의 얼굴에는 긴장속에 흘린 땀으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고 시계는 아침 교대시간을 훌쩍 넘겨버리고 있었다.
기계사고는 대부분 개인의 안전부주의에서 발생하는 만큼 밀가루를 반죽하는 로울러나 고기를 잘게 다지는 육절기, 파를 썰어주는 파채기 등을 사용할 때는 한순간의 방심으로 자칫하면 자신의 소중한 신체 일부를 잃어버릴 수도 있으므로 사용자의 더욱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인천남동공단소방서119구조대(032-819-1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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