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2차아파트 건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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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조재현
- 작성일
- 2006년 5월 10일
- 조회수
- 1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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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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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한양2차아파트에 살고있는 한 주민입니다.
이 글을 쓰게된 최초의 목적은 한양2차아파트의 주민대표님과 관리사무소 담당자분께 의견을 전달함이었으나 우리 아파트뿐 아니라많은 아파트의 공통된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 끝에 이곳에 올리게 됨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혹 한양2차아파트의 주민대표나 관리사무소에 전달이 가능하시다면 대신 전달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 글을 빌어 최근 느낀 문제점과 건의사항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주민대표의 역할은 무엇인가?
얼마 전 아파트 각 동에 자전거 보관소 설치에 대한 안내문을 받았습니다.
주민대표와 관리사무소의 발신으로 되어있는 안내문에는 아파트 계단 및 입구에 보관되고 있는 자전거를 위해 각 동에 자전거 보관대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주민의 의견을 묻고자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비상 시 대피의 문제 등에 있어 설치가 필요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은 들었으나, 몇 가지 점들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 각동 당 100만원 씩 아파트 전체로 치면 3~4천만원(예상)이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이 든는 공사라는 점
- 각 동마다 경비원이 근무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전거 도난 등의 우려
- 가뜩이나 부족한 주차공간을 활용하여 설치한다는 점
-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막대한 비용만 소요한 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
- 자전거를 보유한 가정의 수를 파악하지 않은 채 무조건 전체 주민에게 부담을 안긴다는 점
등등 마음에 걸리는 점이 무척 많아 반대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주민대표와 관리사무소에서는 이런 막대한 비용이 드는 사업을 왜 갑자기 추진하려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예산이 아닌 별도 비용 징수를 통해서까지 말입니다. 이런 거대한 사업에는 이권개입, 로비, 부당업체선정 등의 시비거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걸렸습니다. (사실 보관소 1개 설치하는 데 백만원이 든다는 점도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반대 의견이 많아 결과를 공표하기가 어려우신 건지, 설문조사만 실시하고 결과는 아직 공지되지도 않았습니다.
2. 산재해 있는 문제점들
비록 이곳(한양2차)에 거주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 동안 개선해야 할 몇몇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자전거 보관소 설치에 비해 훨씬 적은비용(또는 노력)으로도 개선이 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1) 관리비의 투명성
모든 주민들은 매달 적지않은 관리비를 내고 있지만, 사실 관리비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또한 적절한 비용이 청구되는 지 등은 알지 못합니다.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까지 살았던 동춘동의 동아금호아파트는 이러한 부분에서 모범이 되지 않나 합니다. (다른 아파트에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쩌면 동아금호아파트의 사례가 지극히 일반적인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 아파트에서는 매월 관리비 사용 내역서를 인쇄물 책자로 제작하여 각 집에 발송을 합니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납부한 관리비가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쓰였고, 예산에 대한 부분을 서로가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아파트의 경우에는 단지 청구서 1통만 배달될 뿐, 어떤 명목으로 청구가 되고 사용이 되는 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아파트의 투명한 재정을 위해 이러한 부분에 있어 꼭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주민 의견수렴 기구의 부재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반상회라는 제도가 남아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 보니, 아파트의 발전을 위해, 또는 개선을 위해 의견을 제시하고 싶어도 그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주민들은 이런 불만을 일상의 수다의 거리 정도로, 혹은 비공식적, 간접적인 방법으로 전달하거나, 아예 속으로만 삭이게 되는지 모릅니다. 또한 이번 안내문에서처럼, 주민대표의 명의로 전달된 안내문 어디에도, 주민대표가 누구인지, 어디에 사는 분인지, 연락처가 어떻게 되는 지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익명의 시대라고 하지만 주민대표의 익명성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인터넷에 있어 세계 최강이라고 합니다. 이런 대한민국에서, 조금만 노력한다면 충분히 온라인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많은 무료 사이트를 이용한다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가 제도로 운영되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려면 초반에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렇게 기존의 반상회 운영이 어렵다고 한다면, 이러한 방법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창구 마련이 시급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3) 우리의 주거환경은 안전한가?
오늘 신문 기사 중에, 수도물 자체는 안전하지만, 각 가정에 공급할 물을 저장하는 저수조의 관리상태가 엉망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쥐가 물에 빠져 뼈만 남아있는 경우도 무척 많다고 합니다. 이 기사를 보며, 우리 아파트는 이런 환경측면에서 얼마나 안전하고 관리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별다른 정수기나, 생수를 사먹지 않고 수도물을 끓여마시고 있기에 더더욱 걱정이었습니다.
그리 늦지 않은 밤시간이지만, 우리 아파트의 위치적 특성 상 한적한 곳이 많습니다. 경비아저씨도 몇 개동에 한분씩 계시기에 남자인 저도 때론 겁이나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단지 내에 설치된 가로등은 수적으로 부족하거나 조명도가 낮지 않나 합니다. 경비초소의 증가가 어렵다면, 아파트 가로등을 좀 더 늘리거나, 조도를 높이는 것은 어떨까요.
이 외에도 우리가 살다보면 많은 요소로부터 안전을 위협받게 됩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찾아본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조금만 신경 쓴다면 큰 비용이 들지 않고도 많은 개선을 통해 살기좋은 아파트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3. 마무리
어떤 곳을 막론하고, 자치기구, 대표모임 등은 말 그대로 대표성을 띄어야 합니다. 물론 그때 그때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방법도 좋을 수 있으나, 이보다는 평상시 구성원(주민)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파악하여야 꼭 필요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또한 주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괜한 트러블을 야기하지는 않을까 하는 소심한 우리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묻고 수렴하지 않는다면, 다수의 침묵자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선을 위한 첫 걸음은 적극적인 의견 수렴기구(장치)의 설치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소수에 의한 변화와 개선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노력하는 모습도 무척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위에서의 관리비 사용내역서 의무화, 저수조 안전실태 조사 등은 구정 차원에서도 진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한양2차 아파트 뿐 아니라 살기좋은 연수구, 살고싶은 연수구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오래토록 연수구에 살고싶은 한 주민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