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일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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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문영현
- 작성일
- 2005년 11월 18일
- 조회수
-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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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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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활동 미담사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추운 날씨가 계속되던 지난 11월 12일 오후
“감기 몸살로 조퇴 좀 해야겠습니다!”
남동공단에서 각종 기계 공구를 제작하는 회사인 로얄초경(주)에 다니는 이병철(남,32세)씨는 머리가 아프고 몸이 무겁게 느껴지자 회사에서 일찍 조퇴하고 자신이 거주하는 논현동 소래한라아파트로 돌아왔다.
그리고 가까운 병원과 약국에 들러 감기약을 지었다.
감기약을 먹고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든 이씨가 눈을 뜬 시간은 밤 11시.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으나 온몸에 힘이 빠지고 다리가 풀려 제대로 일어 설 수가 없었다.
이씨는 약 기운 때문이려니 하고 엉금엉금 기어서 겨우 화장실을 다녀왔다.
새벽 4시.
또 다시 눈을 뜬 이씨는 시간을 보려고 머리맡에 둔 핸드폰을 찾았다.
그러나 이상하게 온몸에 감각이 없는 것이었다.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지마비” 증세였다.
일어나려고 해도 일어 날수가 없었고 움직이려고 해도 조금도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나마 손가락 몇 마디만 감각이 남아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이대로 계속 움직이지 못한 채 누워만 있으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외부에 알리지도 못한 채 오랜시간 방안에 혼자 고립되어 있다가 굶어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소름끼치는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이씨는 어둠 속에서 방바닥 주변을 두 눈으로 둘러보다가 마침내 핸드폰을 찾았다.
인천에 사는 친구들도 많이 있지만 현관문이 잠겨 있는 상황이라 친구들이 달려온다 해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이씨는 119를 생각하고 겨우 움직이는 손가락으로 119를 눌렀다.
“119죠? 제가 전혀 움직일 수가 없어요! 빨리 좀 와주세요!”
인천소방방재본부 상황실에 응급환자로 신고가 접수되었고 논현동에서 가까운 고잔소방파출소 구급대 차량과 구급대원이 신고가 접수된 아파트로 신속하게 출동하였다.
구급대원들은 1715호의 현관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눌러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구급대원들은 핸드폰을 꺼내 이씨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구급대원 인데요 현관문 좀 열어주세요!”
“제가 지금 꼼짝도 할 수가 없어요.”
구급대원들은 무전을 통해 119구조대를 요청하였다.
현장에 도착한 남동공단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은 아파트 복도에서 철선절단기로 작은방 방범창살을 절단하고 집안으로 진입 하였다.
후레쉬로 방안을 비춰보니 천정을 바라보고 똑바로 누운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이씨가 발견 되었다.
“아저씨! 잠시만 기다리세요!”
구조대원은 잠겨있는 현관문을 열었고 곧이어 구급대원들이 방안으로 들어갔다.
대원들은 바깥 날씨가 무척 추웠기에 이씨에게 옷을 입히고 두꺼운 점퍼를 어깨에 걸쳐 주었다.
그리고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이씨의 신체를 들어 의자형 들것에 앉히고 벨트로 고정시켰다.
새벽에 구급차량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 이씨의 몸은 3일 뒤에야 약물치료를 받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 올수 있었다.
대원들은 잊지 않고 안부전화를 주었다.
“아픈 것은 다 나으셨나요?”
“병원에서 퇴원하고 다시 직장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그날 새벽에 정말 고마웠습니다.”
“마비가 된 원인이 뭐예요?”
“의사선생님이 일시적으로 갑상선에 전해질 분비가 안됐고 그런 원인으로 근육에 힘이 전달되지 않아서 그런 마비증상이 왔다고 하네요“
“정말 다행이시고 언제든지 어려운 일이 생기면 119에 전화하세요!”
“119 대원님들도 추운 날씨에 고생하시고 늘 몸조심하세요!”
3일 만에 다시 건강을 되찾은 이씨의 목소리는 밝고 명랑했다.
인천남동공단소방서119구조대(032-819-1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