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서 열이 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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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연수구보건소
- 작성일
- 2004년 8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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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서 열이 날 때는?
정조원 /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아이들을 키워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날 특별히 한 일도 없는 데 아이들이 열이 펄펄 나서 온몸이 삽시간에 뜨거워지고 힘들어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열이란 체온계를 겨드랑이나 입 안에서 측정하여 정상 체온보다 높아져 있는 상태를 지칭한다. 정상 체온을 36도에서부터 37도 정도까지 본다면 그 상일 경우 열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겨드랑이에서 체온계로 측정하여 37도 3부 상일 때 열이 있다라고 보통 많이 얘기한다.
개개인의 체온은 사람 따라 약간씩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평상시 자신의 체온보다 약간씩만 올라가 있더라도 몸이 불편함을 느끼거나 보채거나 힘들어 할 수 있다.
열은 아이들에게 아주 흔하게 나타나는 증세이며, 열나는 것 자체가 질병은 아니며, 단지 현재의 건강상태나 무슨 질병인지를 판단하게 한다.
병이 진행되어도 열이 나지 않으면 잘 알기 힘든 경우가 많으므로 열은 병이 진행중임을 알리는 유익하고도 중요한 정보가 된다.
사실 요즘처럼 아주 더운 날씨에는 아이들은 금방 외부의 영향을 받으므로 조금 피곤하거나 환경이 바뀌기만 해도 열이 오르며, 두꺼운 옷을 입혔거나 두꺼운 이불을 덮었을 때, 방이 덥고 습기가 높을 때도 몸 속에서 생긴 열이 충분히 발산되지 못해 체온이 올라가기도 한다.
흔히 엄마들은 손으로 이마나 뒤통수, 손발을 만져보아 뜨거우면 열이 난다고 생각하는데 부정확하게 손으로 만지지 말고 반드시 체온계를 사용하여 정확하게 체온을 재고 상태를 잘 관찰해야 한다.
어떤 부모님들은 고열이 나면, 아이 머리가 나빠지거나 녹지 않는지 걱정하는 분들도 계신데, 열이 나면 왜 나는지 그 원인에 따라 상태가 많이 좌우가 되므로 열나는 원인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서 열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이며, 기관지염, 인후염, 폐렴, 중이염, 축농증 등의 질병에서 증상들은 열을 동반하며, 설사를 유발하는 장염일 경우에도 열이 난다. 어린 영아에서는 요로 감염이거나 혈액에 심한 세균 감염이 있는 패혈증, 뇌를 싸는 막에 염증이 있는 뇌수막염 때문에도 열이 날 수도 있다. 따라서 목이나 귀가 아프다고 하지는 않는지, 누런 콧물이 나지 않는지 토하거나 설사는 안 하는지, 잘 먹지 않는지, 잠을 잘 자는지, 평상시와는 달리 기운이 없어 하지 않는지, 소변의 양과 횟수가 평상시와 같은지, 얼굴이 발개지거나 반점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 열이 오르면서 팔다리를 떨면서 눈을 치켜 뜨는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런 열성경련은 열 때문에 생기므로 대개 큰 탈없이 곧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반복적으로 경련이 일어 날수 있으므로 병원에 가야 한다.
뇌수막염도 경련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발작 시간이 길거나 반복적으로 하면 적절한 치료와 검사가 필요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열이 있을 때에 응급처치는 먼저 아이 옷을 벗기고 10분 내지 20분간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든가 물이 채운 욕조나 세숫대야에 앉히거나 하여 열이 내려가도록 해주어야 하며, 목이 부어서 아플 때에는 아이스크림이나 얼음을 먹이는 것도 빨리 열을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설사하거나 기침할 때는 찬 음식이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하여도 열이 내리지 않는 경우 해열제를 사용할 수 있고, 손쉽게 사 먹을 수 있는 해열제 시럽이나 좌약이 시중에 나와 있으며, 용량은 연령에 따라 혹은 체중에 따라 정해진 양을 주는데, 생후 3개월 이내의 영아에서 해열제 투여는 득보다 해가 많아 해열제를 잘 쓰지 않으며, 특히 12개월 이전의 어린이는 물로 닦이거나 시원하게 해주면 잘 내리는 편이나 일단 열이 있으면 의사처방을 받아 원인을 알고 약을 먹이는 것이 안전하다.
목이 부어서 생긴 바이러스성 감기는 대개 해열제 먹고 72시간 정도이면 회복이 되는데, 해열제를 지속적으로 먹어도 72시간이 지나도 열이 지속되는 경우는 원인에 대하여 알고 치료하여야 하므로 전문의를 방문하여 진찰을 받아야 한다.
해열제 사용 후 열이 떨어져도 이것은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라 열만 떨어뜨린 것이며, 해열제를 먹으면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고 약 먹으면 떨어지고 반복하는 것은 해열제가 안 듣는 것이 아니라 병 자체가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이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열이 난 원인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아주 많이 아파 보이거나 불안정한 행동을 하고 기운 없이 멍하니 흐느적거리고 괴로워 보이며 보채거나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을 때, 잠을 계속해서 너무 많이 자고 기운이 없으며 깨워도 일어나지 않을 때, 계속 토할 때(약 먹고 한번씩 토하는 것은 흔하다.), 심한 설사가 계속될 때(열나면 변도 묽어지기도 한다.), 소변량이 많이 줄었거나 잘 안 볼 때에는 반드시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
열이 나면 먹는 양도 떨어지고 잘 안 먹게 되지만 일단 몸에서 방출되는 수분량도 상당하므로 적절한 수분보충이 필요하다.
이럴 경우에는 과일주스나 청량음료보다는 끓인 물이나 이온음료를 미지근하게 데워서 주는 것이 좋으며, 설사도 동반되지만 활동량이 적어 소화기능도 떨어지므로 기름기 많은 음식보다는 흰죽이나 맑은 국물과 같이 소화흡수가 잘되는 음식이 회복에 도움이 되며, 토하거나 설사하질 않을 경우 분유나 우유양은 제한시킬 필요는 없으며 설사할 경우는 설사용 분유를 주면 회복이 빠르다.
아이가 며칠간 고열로 시달리고 나면 어른도 아이의 어리광과 떼쓰고 보채는 것을 다 받아주고 참아주느라 녹초가 되거나, 부모가 감기에 걸려 열이 나서 괴로워하기도 하는 수순을 거치게 되므로,
아이에게서 열이나 감기란 자라면서 종종 일어나는 현상으로 받아들일게 아니라, 사람 많이 모여 있는 곳을 가급적 피하고 만일 외출하였다면 꼭 손을 깨끗이 씻어 평상시 위생에 신경을 써서 안 걸리도록 미리 예방에 힘쓰는 것이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