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당신이 우리아이에게 정중히 사과하길 원해요.
-
- 작성자
- 서동진
- 작성일
- 2011년 6월 9일
- 조회수
- 1511
-
- 첨부파일
-
2011년6월6일월요일 오후4시~ 5시사이 송도에 있는 해돋이공원에서
6~7분정도 ''굴삭기 놀이기구''를 이용하면서 겪어야 했던 일화입니다.
우리가족 다섯 식구는 ''해돋이공원''에 나들이를 나왔지요.
근1년 만에 두번째로 찾아왔어요.
아무래도 아이들과 함께 나왔으니 목적지는 정해져 있었어요.
바로 놀이터였지요. 또 찾기 쉬우라고 우리가 들어온 입구 왼쪽에 위치해 있더군요.
송도의 해돋이 공원 안에 ''굴삭기 형태의 수동으로 조작하는 놀이기구''가 있습니다.
그 옆에는 와~하고 감탄이 나올 만큼 꽤나 높은 미끄럼틀이 있어요.
5살 된 둘째아이가 역시나 ''굴삭기 놀이기구''에 관심을 갖더군요.
오후2시부터 쭈욱 지켜봤지만 ''굴삭기 놀이기구''는 여간해서 자리가 나지 않더군요.
한참을 옆에서 흙놀이를 하던 둘째아이는
다시금 놀이터를 한 바퀴 둘러보고 나서 또다시 자리가 비지 않을까 하고,
돌아오길 수차례 이렇게 반복하면서 참으로 많이 기다리더군요.
오후 4시~ 5시 사이 둘째아이가 또다시 ''굴삭기 놀이기구'' 로 왔다가
운이 맞아, ''굴삭기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었어요.
당신남편이 DSLR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당신 딸의 추억들을 담아대는걸 그때 막봤어요.
당신 딸이 놀이터를 지나가다 호기심이 발동해
썬그라스를 착용하고 있는 당신과 함께
우리 뒤에 줄을 서는 것도 봤어요.
때마침 아내가 둘째아이 옆에 있었는데,
둘째아이가 힘이 부쳐 애를 먹더군요,
저보고 도와달라고 그러더군요.
그리고는 아내는 돗자리로 돌아와 이제 난지 석달 된 셋째아이를 보았지요.
저와 둘째아이는 힘을 합해 굴삭기를 조작해 보았지요.
대략 열두어삽 지었을때,
뒤에서 6살정도된 딸아이를 둔 엄마가 그러더군요.
기다리던아주머니 : "우리딸도 이거 하고 싶어하는데, 너무 오래하는거 아녜요?"
저 : "아직 3분도 채 되지 않은 거 같은데요?"
기다리던아주머니 : "3분 지났는데요."
저 : "좀 더 기다리세요."
제 판단에서는 한삽에 10초가 걸렸다고 쳐도 3분은 지나지 않았을 거라는
계산에서 한 뭐 그리 조급하시냐는 의도에서 했던 대답이었죠.
언제까지 할 거냐며 재촉하더군요.
"공공시설을 혼자 독차지해서는 안 되지~"등등
2분간 기억하기도 싫은 비아냥 거림을 쉴 세 없이 내뱉더군요.
어느 정도 수위가 넘더니 우리아이까지 싸잡아 말하는 식이더군요.
저 : "저의 교육방식은 그렇지가 않아요." 라고 대답해주었지요.
그러자 그 옆에 있던 남편이 감정적으로 대답하더군요.
아주머니의남편 : "그럼 우리가 틀렸다는 거요?"
저 : "틀렸다는 것이 아니고, 내 교육방식이 다르다는 거예요."
"내 아이가 하고 있는 걸 뺏어서 당신 딸에게 주라고 하는 건 아닌 거예요."
이젠 뒤에서 소리를 지르더군요.
분위기가 참 상막했었지요.
아주머니의 남편이 “다른데로 가자고“ 하자, 기다리던 아주머니가 자기 남편에게 말하더군요.
아주머니 : "20초 남았어."
아주머니의남편 : "뭐가?"
아주머니 : "3분되는데."
조금 있다. 저의 둘째 아이가 ''굴삭기 놀이기구''에서 내려오더군요.
혹시나 겁먹어서 비켜 주는 건 아닐까 걱정되어 저는 아이에게 물었죠?
"다 놀았니? 아니라면 좀 더 해보렴~ 아빠가 있잖아."
아이는 진지하게 눈빛으로 말하더군요.
눈빛을 보니 양보를 하겠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어요.
5살이지만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으로는 4세도 못 채운아이가 양보를 하더군요.
어른싸움이 될 뻔한 상황을 아이가 해결한 거예요.
저의 둘째아이가 그렇게 타고 싶어 하던 ''굴삭기 놀이기구''를,
6~7분정도 승차한 뒤 내리기까지 상황이 마무리 되었지요.
내 뒤에 있던 부부에게 전해요.
당신들 그거 아세요?
우리는 그 놀이기구를 독점할 생각도 없었고,
당신에게 양보해주지 않기 위해 고집부릴 생각도 전혀 없어요.
그 놀이기구가 호기심을 유발할 뿐이지,
욕심 날 만큼 혹하지는 않더군요.
옆에도 동일한 놀이기구가 있었지만,
당신들 만이 우리 뒤에 줄을 서있었어요.
당신들이 우리에게 비켜달라고 그러니, 참 난처하더군요.
''굴삭기 놀이기구''는
옆에 미끄럼틀처럼 1회성으로 즐길 수 있다거나,
제한시간을 정할 수 있는 놀이기구도 아니라서,
도저히 합리적인 제안을 할 수 없더군요.
나는 단지 아이가 잘 이용하고 만족한 후,
다음사람에게 넘겨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평균 5세아이는 집중력이 5~15분정도잖아요.
그 ''굴삭기 놀이기구''는 충분히 그 시간이라면 질릴 것을 알고 있었어요.
위급상황이거나,
또는 내 예상이 틀려 다음사람을 너무 오래 기달리게 할 것 같았으면,
평소처럼 아이와 의논하여 적당한 부분에서 합의를 봤을 거예요.
방식이 다르다고 한다 해도, 내 아이는 내가 바로 키웁니다.
차분히 나는 웃는 얼굴로,
당신들을 대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답니다.
그 상황을 참아낼 수 있었던 건,
우리 둘째아이가 몇 시간동안 헤매이다 겨우겨우 얻은 기회를
당신남편과 싸워 망치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참아낼 수 있었던 거예요.
당신들이 ‘굴삭기 놀이기구’를 이용하고 나서 다른 곳으로 떠날 때,
또다시 비아냥거리면서 떠나는 걸 들었어요.
어쩌면 당신은 우리가 없는 곳 에서도 비아냥거리며 다녔을 거예요.
당신 비아냥이 듣기 거북했지만 참아줄 수는 있었어요.
그래서 그냥 들어줬지만, 당신 말엔 인정할 수 있는 건 없었어요.
나는 당신들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했고 나름 이해해봤어요.
하지만 5살 된 우리 아이는 아직 이해하지 못했을 거예요.
다 큰 어른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해요.
기분 좋게 즐기기 위해 나온 가족나들이였는데.
당신들은 나를 심적으로 참 무겁게 만들더군요.
당신 남편이 다른 데로 가자고! 할 때 가장 염려된 것은
우리가 오기로 비켜주지 않는 것처럼 느끼는 걸까 하고 잠깐 염려했었어요.
나는 하루살이는 아니지만,
쓸데없는 오기로 1초, 1분을 낭비하는건 잘못살고 있는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예요.
내가 아쉬운 시간을 이제 내어 이글을 쓰는건
난 위와 같은 이유로!
“당신들이 내 둘째아이에게 정중히 사과하기를 바라기 때문이예요.”
skillion114@nate.com